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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거물 루퍼트 머독(86·
사진
)은 왜 황금알을 낳는 거위 배를 갈랐을까. 머독이 14일(현지시간) 21세기폭스를 월트디즈니에 넘긴 배경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세계 최대 언론재벌로의 복귀, 더 큰 영토인 디즈니 내 지분 확보 등이 거론되는 가운데 고령인 그가 두 아들에게 제국의 유산을 넘겨주기 위한 일련의 ‘승계’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머독이 리어왕의 순간을 겪고 있다”며 “평생 일궈낸 전리품을 (자식들에게) 나눠주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셰익스피어의 명작 ‘리어왕’에서 노년의 리어왕이 세 딸에게 자신의 왕국을 나눠주듯 머독 역시 상속 관점에서 디즈니와의 계약에 접근했다는 분석이다. 미디어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와이저는 “머독은 두 아들 라클란(46)과 제임스(45)에게 (폭스뉴스와 디즈니라는) 각기 좋은 출발선을 선사하고 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CNN방송과 CNBC방송은 인수·합병(M&A) 이면에 더 광활한 제국인 디즈니 내 영향력을 확보하면서 자신의 출발점인 ‘뉴스제국’ 재건까지 동시에 이루겠다는 머독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진단했다. 머독이 대형 통신업체인 컴캐스트나 버라이즌의 인수 제안을 거부한 배경 역시 디즈니가 자신의 구상에 가장 부합하고,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거래가 완료되면 머독은 디즈니 지분 5%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현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밥 아이거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에 차남 제임스가 차기 CEO 자리를 노리는 시나리오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CNBC는 전했다.
머독은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미디어 왕국 꿈을 키워왔지만 태생적으로 가십과 뉴스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때문에 향후 전반적인 미디어업계 영향력은 디즈니 지분을 통해 유지하면서 이번에 팔지 않은 폭스뉴스를 비롯한 뉴스 플랫폼에 자신의 남은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BBC방송은 “폭스가 온라인 스트리밍 등 뉴미디어 분야의 위협에서 벗어나 콘텐츠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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