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심환지
이사람은 정조때 정조와 표.면.상 대립각을 세우던 인물로
좌의정 영의정을 지냈고
2009년 정조와 주고받은 편지가 밝혀지기전까지 정조독살설의 배후로 지목받던 사람
그럼 누가 이사람을 주로 독살설 배후로 지목했느냐
바로 이덕일(a.k.a. 독살마니아)
현재 대중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사도세자 알고보니 성군의 기질이?
정조는 독살당했다! 정조는 요절했다!
각종 음모 배후는 다 노론이다!!이게 다 노론때문이다!!!
라는 가설을 책마다 주장해서 베스트셀러도 많지만
학계에서는 유사역사학자로 유명...
암튼 이사람이 책은 또 재밌게 쓰고 그래서 이산같은 드라마가 대부분 이사람 의견을 차용했고
특히 이제훈 한석규 나온 비밀의 문은 그냥 이사람 생각을 고대로 빼다박았다고 봐도 무방함
이사람이 정조독살설 배후로 끈질기게 지목하던 사람이 심환지고 표면상 정조랑 대립각이었기 때문에
정조독살한 사람=심환지로 암암리에 대중 인식이 박히던
2009년 획기적인 발굴이 일어남
바로 정조어찰집
심환지와 정조가 1796년에서 1800년사이에 비밀리에 주고받았던 편지를 보관한건데무려 편지가 300통이나 됨;;;(정확히는 297통)근데 이 편지집이 밝혀지기 까지 재밌는 사연이 있음
사실 편지의 내용은 상당히 비밀스러웠고 주고받았다는 사실은 당사자 밖에 몰랐기 때문에 정조는 신신당부함
환지야 이거 너 꼭 태워야 된다
이건 너와 나만의 비밀이야
.....
하지만 심환지는 그걸 태우지 않고
고스란히 자손들한테 물려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밀편진데 왜 안태웠냐 존나 나쁜놈이네 할 수 있지만
언제변할지 모르는 왕의 마음과 파리목숨같은 신하의 위치를 생각해봤을때 심환지는 일종의 보험쯤으로 생각했던듯
이 편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상당히 흥미로움
흔히 사극속이나 이덕일 책에서 그려진 심환지는 이런느낌이었음
...먼느낌인지 알겠지?
사사건건 왕말에 반대하고 꼬장꼬장하고
맨날 밤에 어디 모여서 음모 세울것 같은 이미지
사실 실록만 보면 이 아저씨는 정조와 대립각을 세우는건 맞음
하지만 여기에 사실 비밀이 있었으니
사실 그들의 관계는 이런거였음
바로 감독과 주연배우
연출각본 정조
주연배우 심환지
먼저 편지에서 정조는 이렇게 밝히고 있음
"내가 사류(士流)의 두목이니, 지금 사류의 전형을 구한다면 형편상 경을 먼저 꼽을 것이다.
경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나의 마음은, 서야(徐也)에게보다 열 배가 넘는다"
어려워 보이는데 요약하자면 이거야
지금 이판은 내가 감독이고 니가 주연배우야.
니가 상처입을까봐 걱정도 되지만 난 니가 잘할꺼라고 믿는다 내맘 알쥐?
예를 들어 이런식임
1800년 2월 2일 정조가 유배당한 전 영의정 김상복를 사면하라는 조치를 내림
노론 들고 일어남
헐 뭔 개소리야 절대 안됨 왕이라도 이건 ㄴㄴ해
상소도 올림
헐 야 너네 진짜 너무하다 얼굴에 대고 말한것도 모자라 상소까지 올리냐?
진짜 버르장머리가 없네
역풍맞음
데꿀멍
이까지 정사에 기록된거라면
편지에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짐
야 환지야 너네가 내 의견에 좀 심하게 나대면서 반대를 해야 내가 너네한테 역풍을 쏘면서
잡음없이 일처리를 할 수 있을것 같아
너네가 상소좀 올려주라
오케이
아마 정조는 이런식으로 소론과 노론을 적절하게 손에 쥐고 컨트롤 하면서
다른 당파를 견제하고 권력균형을 유지하려고 했던것 같음
그리고 노론 벽파가 느슨하게 공격하는것 같다 싶으면 강하게 질책하기도함
"이후로는 (용감할)용 자에 공부에 더 유의하는 것이 어떠한가? 도리어 껄껄 웃을 일은
지금 경의 꼴이 참으로 이른바 '(곤)장 80대' 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경의 전혀 맹렬하지 않아 나도 경을 지주로 삼지 못하니 어찌 답답하지 않겠는가?
소심한 것은 소심한 것이지만 사나운 기세는 사나운 기세이니 만큼 일을 하는 데 도리어 머뭇거리고
두려워하다면 서북 모퉁이 사람들로부터 비웃음을 당하지 않겠는가?"
정리하면
환지야 니가 거기서 물렁하게 아무말도 못하고 있으면 어떡하니
좀 강하게 쎄게 치고나가란 말이야!
정도
그리고 다정한 말로 안부를 전하기도함
“소식이 갑자기 끊겼는데 경은 그동안 자고 있었는가? 술에 취해 있었는가?
아니면 어디로 갔었기에 나를 까맣게 잊어버렸는가? 혹시 소식을 전하고 싶지 않아 그런 것인가?
나는 소식이 없어 아쉬웠다. 이렇게 사람을 보내 모과를 보내니 아름다운 옥으로 되돌려 받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 편지에서 인간 정조의 모습도 많이 엿볼수 있음
정조가 호로자식등 걸쭉한 욕하는걸 발견한것도 다 이 어찰집에서 나옴
결국 이 편지들을 통해서
정조와 노론 벽파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오히려 협력관계였고 적절한 우호과 견제를 통해서 정국을 함께 이끌어나간
동반자임을 알수 있음
이게 밝혀지고도
이분은 계속 뭐 아니라고 주장하는데..네..계속 해보세요..
이 내용에 더 흥미가 있는 덬들은
안대회 교수가 쓴 <정조의 비밀편지(출판사 문학동네)>를 더 읽어보기를 추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