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데이트폭력 범죄가 급증하면서 사회문제로 대두한 가운데 데이트폭력 상황에서 경찰에게 자신의 처지를 알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경찰은 "위급할 땐 신고자의 위치를 먼저 말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GPS와 와이파이도 켜두라"고도 조언했다.
대구경찰청 측은 지난 2월 112에 접수된 신고 전화 내용을 공개했다. 대화 그대로를 싣는다.
경찰
: 경찰입니다. 무슨 일이세요?
신고자
: 여기 XX역 근처에 있는 모텔인데요.
경찰
: 모텔 이름이 뭐예요?
신고자
: 짜장면 2개만 가져다주세요.
경찰
: 짜장면이요??????? (잠깐의 정적이 흐른 뒤) 혹시 남자친구한테 맞았어요?
신고자
: 네.
경찰
: 짜장면집이라고 말하면서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 모텔 이름이 뭐라고요?
신고자
: 여기 X모텔이요. 502호에요.
경찰
: 502호 가서 똑똑 두드리면 문 열어주세요. 남자친구한테 짜장면 빨리 갖다 드린다고 하세요.
이 신고자는 경찰에 '짜장면을 갖다 달라'고 주문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이 영상을 또다시 다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4월 공개된 유튜브 영상에서 "(경찰은) 모든 접수 전화에 예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나는 하루에 200통이 넘는 전화를 받지만, 신고자는 이 전화가 처음일 것이라는 마음으로 신고 전화를 받는다"고 했다.
경찰에 자신이 있는 곳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 '112 긴급범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영상이다.
경찰
: 112 경찰입니다.
신고자
: 어~알았어~ 엄마 소리 들었지? 여기 와줬으면 좋겠다.
경찰
: 엄마! 엄마 좀 바꿔주실래요?
신고자
: (여기) XX 모텔 307호야.
경찰
: 알았어요. 엄마.
한 남성에 의해 모텔에 감금돼있던 신고자는 딸에게 전화하는 척 경찰에 신고해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 신고자 역시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전달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16년 2월 3일 '연인 간 폭력 대응 강화계획'을 세워 관련자들을 엄정히 처벌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데이트 폭력 사범은 범죄 인식이 낮고, 재범 우려가 크다는 특징을 지닌다"라며 "피해자의 적극적인 신고가 있어야 가해자를 처벌하고, 연인에 대한 폭력 행위가 범죄라는 점을 인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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