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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사진=워싱턴포스트]
헤일리 유엔주재 대사 “종이투표 실시해야”…콩고인들, 남아공에 개입요청
미국은 '콩고에서 한국산 전자투표기를 사용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 이사회에서 공개 경고했다.
10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지난달 말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에서 “콩고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신뢰할 수 있고, 검증되고, 투명하고, 사용하기 편한 종이 투표를 위해 전자투표기 사용 계획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번 선거는 종이투표로 치러져야 하며 콩고 국민들은 그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전자투표기 사용을 지지할 의사가 없다”고 피력했다.
헤일리 대사는 “그러나 미국은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전히 외국의 간섭과 사이버 공격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선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의 보안전문가와 연방고위관리들이 투표결과 기록지를 출력할 수 있는 전자투표기의 사용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해 왔다”고 전했다.
전자투표기 사용을 반대하는 콩고인들의 시위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10일 아프리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콩고인 수십 명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12월 콩고대선에서 전자투표기 사용을 반대하는 행진을 벌인데 이어 남아공 정부가 적극 개입해 줄 것을 요청하는 제안서를 남아공 국회에 전달했다.
크리스찬 마푸냐 시위대 대변인은 “전자투표기 사용은 콩고인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 선거 절차에 큰 위협이다”며 “우리는 남아프리카, 보츠와나, 앙골라가 콩고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ADC)가 외교적, 군사적 개입에 노력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콩고인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카빌라 콩고대통령 퇴진과 한국산 전자투표기 사용반대를 외치고 있다.[사진=news24]
이에앞서 콩고 민주화운동 단체인 ‘루차(LUCHA)' 소속 콩고인들은 지난 3일(현지시간) 한국산 전자투표기 사용을 반대하는 전국적인 대규모 시위를 벌였으며, 콩고 경찰이 강제 진압했다.
한편, 한국의 선거용 기기 전문 업체인 미루시스템즈는 2017년 콩고 선거관리위원회와 전자투표 단말기 1대당 1500달러, 총 10만7000대 1억6000만 달러(한화 1700억 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또 한국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도로 2013년 설립된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는 지난 2016년 콩고 선거관리위원회와 MOU를 체결하고 2017년 7억5000만원 상당의 선거관리시스템 서버 장비를 무상으로 설치했다. 이어 콩고에 납품되는 전자투표 단말기 물량 전체를 한국의 선거용 기기 전문 업체인 미루시스템즈가 수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콩고 시민단체와 야당, 해외언론 및 서방국가들은 “콩고의 문맹율이 높고 전기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는 등 기본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전자투표기를 사용하는 것은 선거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떨어뜨릴 것이다”며 반대하고 나섰지만, 콩고 선관위는 전자투표기 사용을 강행하고 있다.
특히, 콩고인들은 한국 기업이 아닌 한국정부가 전자투표기 수출을 진행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어 콩고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신변 위협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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