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어제 직원들(일본인들) 몇 명을 데리고 디워 예고편을 보여줬습니다.
아무말도 않고 예고편을 묵묵히 보여주자..
몇 몇은 중간에 피식피식 웃기도 하고..
멋있다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대부분의 반응은 흔하디 흔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영화의 예고편을 보는듯한 반응들이었습니다.
예고편이 끝나고 딱 한마디 했습니다.
"이거 한국 영화다."
순간.. 10초 정도 아무도 말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
일본 직원들이 망치로 머리를 맞은듯 안색이 변하고 아무말도 못하더군요.
한 녀석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기까지 했습니다.
아마... 정말 디워가 너무너무 화면이 대단해서라기보다는, 다들 상상조차 못한 말을 들었기에 그런 반응을 보였을거라 생각됩니다.
이 친구들한테는 저의 그 한마디가 유주얼 서스펙트의 반전 이상이었겠죠.
디워에 대한 사전 지식없이 영화 예고편을 보면 아마 지구상의 누구라도 '흔하디 흔한 헐리우드의 블럭버스터'라고 생각할 겁니다.
무대도 미국, 배우도 미국인, 압도적인 CG와 촬영씬..
그런데, 한국 영화랍니다.
"한국 감독이 한국 자본과 기술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고 일부러 이렇게 한거야."
이 말을 해주니까.. 한 친구가 겨우 입을 열더군요.
"분하네요.." 라고..
분하답니다.
왜 일본은 더 많은 자본을 가지고 이런 영화를 시도조차 못하는지 분하답니다.
시장도 더 크고, 돈도 더 많을텐데 울트라맨같은 거나 찍고 있는지 분하답니다.
이 직원의 한마디가 일본인들의 반응을 대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향후 일본에서 디워가 개봉되면 일본 영화인들중에 이 친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지도 않을겁니다.
일본에서 거주하면서 느끼는 것은,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두려워하는 요소가 있다면.. 그 한마디에 요약됩니다.
분하다는 한 마디..
우리(일본)가 돈도 더 많고 인구도 더 많고 시스템도 잘 되 있는데 왜 한국이랑 야구시합해도 지고, 축구시합해도 지고 그러는지..
왜 우리가 못하는 걸 한국은 하지? 라는 생각이 그 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겁니다.
자기들이 아무리 분석해도 알 수 없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열', '투혼', '정신력' 이런 말로 얼버무립니다. 그냥 분하니까요.
한국에서 FTA 반대 시위를 벌일때 일본 뉴스에서는 '왜 한국은 한발 앞서서 FTA 체결하는데 우리는 먼저 시작해서 못하고 있나?'라는 분석 프로하고 있었습니다.
최홍만이 K1에 진출해서 많은 욕을 먹으면서도 높은 인기와 대우를 받는데는 그 Size가 한 몫 합니다.
격투기에서 동양인 = 체격이 작고 힘은 딸리지만 스피드와 정신력으로 극복이라는 공식을 깨고 힘과 체격으로 서양인을 압도해 버리는 카타르시스, 밥샵을 힘으로 밀어버리는 그 Size에 매력이 있는 것입니다.
디워도 같습니다. 다소 어색할지 모르지만, 애시당초 안된다는 모든 지구상의 편견을 깨버리는 영화가 디워입니다.
국제법으로 금지한 것도 아닌데 헐리우드 외에는 아무도 그런 블럭버스터를 만들 수 없다는.. 특히 동양 영화는 오로지 예술성이나 코믹함을 추구해야한다는 상식을 깨고 Size로 붙어보자고 나온게 디워입니다.
이 글을 보는 분들 중에는 어린 학생들부터 연세 많으신 분들까지 다양하실 겁니다.
영화 평론도 좋고 뭐 각각의 의견도 다 좋습니다만.. 지금 여러분의 지갑을 한 번 꺼내보시고 얼마가 들어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정말 디워가 7천원보다 가치가 없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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