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니뭐니해도 가격이 문제로다!!

2018년은 정보기술( IT ) 기기가 기술적 한계를 극복, 정교해지고 인공지능( AI ) 기술이 일상생활로 파고드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자체를 접는 꿈의 스마트폰, '폴더블( foldable )'폰이 소비자 손안에 들어올 날이 머지않았다.

베젤이 최소화되고 스마트폰 화면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채워지는 베젤리스 디자인이 명실상부한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스마트폰 업체 간 생체 인증 센서 개발전(戰)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공중 제비를 돌아 대중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로봇이 인간처럼 능숙하게 두 발로 걷는 모습도 곧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이 AI 로 연결되고 음성인식 AI 가 무선이어폰과 자동차에도 확대 탑재되면서 일상생활에 자연스레 스며들 전망이다.

◆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은 2018년 스마트폰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스마트폰 자체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폰이다. 디스플레이 자체가 별도의 경첩 없이 접히기 때문에 기존 폴더폰과는 전혀 다르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018년 중으로 폴더블폰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LG 전자와 애플, 중국 레노버, 일본 소니 등도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폴더블은 디스플레이, 배터리 산업에서 파급효과가 굉장히 크다"며 "혁신과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기술적 한계를 해결한 후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갤럭시X(엑스)’라는 가칭으로 불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갤럭시X를 접으면 스마트폰, 펴면 태블릿이나 노트북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삼성전자 갤럭시X 콘셉트 영상 / 테크컨피규레이션스 캡쳐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내놓는다면 단숨에 애플 등 경쟁자를 물리치고 시장을 석권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SA )는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올해 270만대에서 내년 1890만대, 오는 2022년 1억6300만대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Rollable ) 디스플레이도 주목받고 있다. LG 디스플레이는 내년 1월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 CES ) 2018’에서 OLED TV 용 55·65인치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공개한다고 알려졌다. 휘어지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의 정점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는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OLED 의 구조적 장점을 활용해 유연성이 좋은 플라스틱 기판으로 제작된다.

◆ 스마트폰 속 진화하는 생체인증

스마트폰 전면을 디스플레이로 꽉 채우는 ‘베젤리스( Bezel - less )’ 디자인이 2018년에는 프리미엄 제품에 이어 중저가 제품에도 적용면서 지문인식과 안면인식을 구현하는 생체인증 방식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이 스마트폰에 탑재될지가 관건이다. 베젤리스 디자인을 극대화하려면 지문인식 기능을 디스플레이에 내장해야 한다. 업계는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이 갤럭시S9 또는 갤럭시노트9에 탑재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노트8과 아이폰X(텐)에 탑재된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두 회사 모두 기술적 한계 때문에 탑재하지 못했다. 지난 6월 중국 비보가 최초로 디스플레이 일체형 지문인식 스마트폰을 공개했지만 인식 속도와 정확도가 떨어졌다.

아이폰X에 탑재된 ‘페이스 ID ’를 비롯한 3D 안면인식 생태계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페이스 ID 는 애플이 지문인식인 ‘터치 ID ’를 없애고 야심 차게 선보인 핵심 기능이다. 고성능 카메라 모듈을 탑재한 전면 ‘트루뎁스 카메라’와 점 프로젝터를 이용해 사용자 얼굴 형태를 인식하고 잠금을 해제한다. 애플은 페이스 ID 기 기존 지문인식보다 보안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에 페이스 ID 를 탑재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3D 안면인식 솔루션을 탑재,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 페이스 ID / 애플 제공
◆ 점프, 세밀한 손동작, 스포츠까지 가능해진 로봇

엔비디아가 지난 5월 공개한 로봇 시뮬레이터 ‘아이작’/ 엔비디아 제공
AI 개발이 빨라지면서 동시에 로봇 기술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을 탑재해 정보를 수집하거나 단순한 노동을 도와주는 형태에서부터 세밀한 움직임을 익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세밀한 움직임도 재현해 그림을 그리고 스포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진화했다. 새해 열리는 CES 2018에서도 주요 기술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는 수십, 수백 개의 로봇을 ‘집단 지성’으로 연결시켜 시행착오를 공유하게 해 하키, 골프 등을 할 수 있도록 개발한 '아이작'을 CES 2018에서 선보인다. 네이버는 올해 10월 열린 개발자 회의 '데뷰( Deview ) 2017'을 통해 자율주행 기반의 실내 공간정보 수집 로봇과 사람의 팔이 할 수 있는 민감한 움직임부터 강한 근력까지 재현할 수 있는 로봇팔 등 9종의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외 IT 기업의 이런 로봇 기술 공개는 점차 빠르게 발전하고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 산하 로봇 개발 기업인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인간형 2족 보행 로봇 ‘아틀라스( Atlas )’의 공중 회전 점프까지 선보였는데, 2족 보행도 재현이 어렵다고 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기술 발전이 빠르다.

빠른 기술 발전이 이뤄지는 만큼 AI 발전에 대한 우려와 논의가 이뤄지듯 로봇에 대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정책적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AI 발전을 우려하는 일론 머스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공개한 로봇 점프 영상을 보고 “우리는 이제 죽었다’며 “몇 년 안에 로봇은 더 빨리 진화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 일상으로 스며드는 AI

AI 기술은 사람들의 일상 안으로 빠르게 들어오고 있다. 스피커부터 가전제품, 이어폰, 자동차 등 AI 기술이 적용되는 제품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미국 아마존이 AI 스피커 에코를 내놓은 이후 올해 국내에서 KT · SK 텔레콤·네이버·카카오 등이 경쟁적으로 AI 스피커를 출시했다. 내년에는 집안의 모든 가전제품이 AI 로 연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ICT (정보통신기술) 기업들은 집안의 가전제품을 사물인터넷 기술과 AI 로 연결하는 스마트홈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스피커나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음성인식 AI 비서를 통해 목소리만으로 가전제품을 통제할 수 있다.

권영수(오른쪽) LG 유플러스 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017년 12월 18일 LG 유플러스 서울 용산 사옥에서 AI 스피커 ‘프렌즈 플러스’를 들고 스마트홈 서비스‘U+우리집 AI ’를 소개하고 있다. /주완중 조선일보 기자
AI 통·번역 기술이 적용된 무선 이어폰도 내년에는 주위에서 더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최근 40개 언어를 실시간 통·번역해주는 무선 이어폰 ‘픽셀 버드’를 출시했다. 구글의 AI 번역 기술을 이어폰에 넣었다. 네이버는 내년 1월 10개 언어를 통·번역해주는 무선 이어폰 ‘마스’를 공개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 클로바와 자체 AI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결합한 제품이다.

자동차에도 AI 기술이 속속 들어가고 있다. 중국 바이두는 자동차 회사 포드 등과 손잡고 AI 기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고 현대차는 음성인식 AI 비서를 탑재한 차를 개발 중이다.

[김남희 기자 knh @ chosunbiz . com ]

[김범수 기자 kbs @ chosunbiz . com ]

[이다비 기자 dabee @ chosunbiz . 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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