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재미있나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은영마마 작성일17-06-08 16:09 조회191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전 게임업계 종사자입니다
한 10년 조금 넘은거 같네요
군대갔다와서 우연치 않게 시작한 일이 지금까지 밥벌이가 되고 있을거라는 생각은 못했었는데..
이토는 자료보다 커뮤니티에 관심이 있어 자주 들릅니다
특히나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 쪽 관련 커뮤니케이션이나 의견 교환 등에서 공부가 되는 부분들이 많거든요
몇주 정도 엄청 바빴다가
오랜만에 와서 봤는데.. 와우 관련 이야기들이 눈에 보여서 저도 몇 마디 얹어볼까합니다
이미 다 지난 이야기를 꺼내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와우는 잘 만든 게임은 맞습니다
인정해야죠
하지만 와우가 취향에 안 맞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가끔 게임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아마추어들이 가장 착각을 하고 있는 부분들이 이런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모바일 게임 중 대히트 모바일 게임들인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같은 1세대 모바일 게임들 홍보문구를 보시면
천만 다운로드 국민게임이라는 이야기들을 종종합니다
그럼 지금 천만명이 애니팡을 하고 있나? 그건 아니죠
그냥 단순 누적 다운로드가 천만인겁니다
그 천만 명 중에는 다운로드 받고 한 시간도 안되서 지운 사람도 있을거고
아이들이나 손자들이 할머니나 엄마 폰으로 몰래 다운 받아서 놀던 것도 있을 겁니다
아니면 하도 사람들이 애니팡, 애니팡 하니까 궁금해서 한 번 다운 받아본 사람도 있을거고요
뭐 좀 오바하면... 대포폰으로 다운 받은 것들도 포함되겠죠
우리나라 인구 5천만명 중에 진짜 많이 잡아서 애니팡이라는 딱 한번이라도 게임을 해본 사람은 1200~1400만 정도 될겁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1/4 정도 되겠네요
근데 그 접근하기 쉬운 모바일 게임이고 플랫폼 특성상 중복 다운로드(핸드폰과 타블렛 동시 다운로드 등) 집계도 명확하지 않은
게임의 플레이어가 MAX 천만정도라는 겁니다
실제 우리나라 온라인이나 모바일 쪽 액티브 게임 유저는 약 300~500만명 정도로 예상됩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 10명 중 한 명 정도 게임을 하는거죠
게임을 만드시는 분들이나 좋아하시는 분들은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으니 게임하는 사람이 엄청 많아보이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엄청 작은 시장이죠
루리웹에 가보시면.. 우리나라 유저들 중 콘솔 유저들 숫자 엄청 많은거 같습니다만
국내 콘솔 유저수는 뭐.. 말 안해도 아시겠죠
그럼 10명 중 9명은 게임에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있을거고
그냥 게임이란 콘텐츠 자체가 안 맞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게임 이라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식었거나
그냥 게임 자체가 싫은 사람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은 와우를 갖다주던, 라오어를 갖다주던, 위쳐를 갖다주던, 철권을 갖다주던 다 안합니다
명예의 전당에 올라간 게임들이 너무 훌륭하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지금 명예의 전당에 있는 퐁이나 팩맨,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같은 게임들 요즘 애들보고 하라고 하면 안합니다
오래된 게임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요
그럼 퐁이나 팩맨, 슈퍼마리오 같은 게임을 못해본 요즘 아이들은 그 좋은 게임을 못알아보는 불행한 아이들인 겁니다
와우가 좋은 게임인건 맞지만
그 기준을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시킬 수는 없지요
그리고 저를 비롯한 주변의 많은 종사자 분들은
신입들 면접볼 때 와우 하냐고 물어보고 와우 한다고 하면 오히려 점수를 깎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개발하는 사람들이 와우에 너무 많이 빠져있으면요
오히려 개발에 방해가 됩니다
뭐만 하면 '와우에 이런게 있는데', '와우에는 이런게 되는데' 등등등... 모든걸 와우에 갖다 대는 경우가 많거든요
게임이라는건 특징이나 장르에 따라 콘텐츠들의 내용이 달라지고 구성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 놈의 평판, 일퀘, 주사위, 귀속 등등등... 지금은 어떻게 보면 많이 대중화된 개념인데
이런 개념들이 와우에만 있을 때는 이런 요소들을 억지로 집어넣으려는 개발자들과 엄청 충돌도 잦았습니다
그리고 게임회사에 와우 한 번도 안해본 사람 엄청 많습니다
요즘 신입들 중에는 와우해본 애들이 더 적어요
그래서 와우 이야기하면 오히려 거부감 보이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저에게 와우는
제 20대 시절에 좋은 추억이지만
지금은 그냥 추억 속에 묻어둔 수 많은 게임들 중 하나입니다
와우, 아이온 같은 온라인 게임들 부터 완다와 거상, 슈퍼로봇대전,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드래곤퀘스트 시리즈 같은 콘솔게임들까지
뭐가 더 낫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게임들이죠
(저는 나름 아이온도 재미있게 했습니다. 한 1년 정도는...)
저는 가끔 와우 재밌나요? 물어보는 사람들한테 똑같이 이야기합니다
"게임은 취향이니까 직접 해보고 판단하라"고 말이죠
게임은 게임일 뿐입니다
가끔 인터넷 과몰입이나 게임 과몰입 때문에 고민하는 학부모님들께 말씀드리는거죠
게임은 주변의 다양한 취미 중에 자녀 분이 가장 재미있다고 느끼는 취미니까
못하게 한다고 안하는게 아니라고
다만, 자녀분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시고 공통의 관심사를 만드시면
훨씬 소통도 잘되고 자녀분의 마음도 얻기 쉬울거라는 말이죠
네, 게임은 취미 생활 중 하나일 뿐입니다
너무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지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